제목 | [대한지방행정지] 두뇌건강을 위한 한의처방과 생활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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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기준 |
날짜 | 2008-07-18 [13:50] 조회수 : 2714 |
[대한지방행정지] 두뇌건강을 위한 한의처방과 생활관리
김기준원장(김기준한의원봄 대표원장)
최근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연세가 지긋하신 분 뿐 아니라 각종 시험에 시달리는 중 ․ 고등학생부터 수험생, 고시준비생들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뇌기능이 이전과 같지 않다며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연로한 어르신들의 경우 기억력이나 암기력이 감퇴하는 것은 자연스런 노화현상이므로 아주 심하지 않은 이상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뇌기능의 저하가 더 심해지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기억력이나 암기력, 집중력 등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얼마든지 개선될 여지가 있다.
특히 수험생들의 경우에는 평소보다 더 높은 집중력과 기억력이 필요하고 학습량이 많은 편이므로 항상 수면부족에 시달릴 때가 많아 최상의 두뇌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좀 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심(心)과 비(脾)에 문제가 생기면 기억력이 저하된다고 본다. 동의보감에서는 ‘心 君主之宮 神明出焉’이라고 하여, 정신과 두뇌의 작용이 심(心)을 근본으로 이루어지는데 뭔가를 잘 잊어버리고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은 심(心)과 비(脾)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비가 상하면 위기가 손상을 받아 피로가 심하고 근심, 걱정 등 생각이 더욱 많아지는데 이렇게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심혈이 부족해져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가슴이 벌렁거리면서 불안해하고 무서움을 많이 타는 증상이 오래되면 심과 비에 혈이 부족해지고 기운이 약해져 정신력과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감정에 따른 기운의 변화가 두뇌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하는데, 지나치게 기뻐하고 슬퍼하거나 걱정하는 등 여러 감정의 변화가 우리 몸의 기운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두뇌기능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喜(희) : 적당히 기뻐하는 것은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의욕을 상승시킬 수 있지만, 기뻐하는 것이 너무 지나치게 되면 기운이 늘어지고 정신이 흩어져 지구력이 약해질 수 있다.
◈怒(노) : 적절하게 화내는 것은 스트레스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풀어줄 수 있어서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화를 지나치게 많이 내면 기운이 상승하고 간의 기운이 비장을 억제하여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사람의 7가지 감정이 사람을 상(傷)하게 하는데 그 중에서 화내는 것이 가장 나쁘다고 기록하고 있다.
◈사(思) : 적절한 생각과 사고는 두뇌회전을 좋게 하고 좋은 아이디어도 생기게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생각과 근심이 많으면 몸 안에 기운이 뭉치고 막혀서 우리 몸에 기운이 돌지 않게 되며 소화장애와 함께 팔다리에 기운이 없고 나른해진다. 식후에 식곤증이 많아지고 밤에 숙면을 못하는 것도 기운이 돌지 않기 때문이다.
◈비(悲) : 우리가 슬픈 일을 당할 때 적당하게 울고 슬픔을 나누는 것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슬픔이 자신이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심한 충격으로 다가오거나 너무 지나치게 오랫동안 슬퍼하는 것은, 기운이 많이 소모되어 기억력이 저하되고 근육통과 몸이 붓는 등 신체적인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공(恐) : 우리가 적당하게 무서움을 느끼는 것은 말과 행동에 조심하게 되고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무서움을 많이 타는 것은 심과 신이 약하다고 보는데, 그 무서움이 지나치면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 머리로 기운이 돌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평소 지나친 감정변화를 피하도록 하고 편안한 마음가짐을 하는 것이 건강한 두뇌를 위한 첫걸음이 된다.
과거에도 현대의 학습열 못지않게 많은 서적을 반복해서 외워야하는 일이 많았고, 각종 서적의 문구를 잘 외우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여러 방법을 고민해왔다. 실제로 동의보감에서는 암기력을 증가시키는 ‘총명탕’이나 머리가 복잡하고 잠을 못자고 기억력이 저하될 때 사용하는 ‘장원환’, ‘주자독서환’ 등의 처방과 그 효과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두뇌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심혈을 보(補)하고 비장(脾臟)을 조리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약재를 사용한다. 허약하고 기운이 부족해서 두뇌활동이 저하된 사람의 경우 심혈과 기운을 보강하는 한약처방과 함께 마(산약)를 갈아서 쌀과 함께 죽을 쒀 먹거나 마를 갈아서 우유에 타서 마셔도 좋다.
또 소화 기능이 약하고 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은 심과 비를 보강하는 한약처방과 함께 단호박을 갈아서 주스로 먹으면 맛도 좋고 소화력과 기억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방차로는 산사차가 막힌 기운을 풀고 소화를 도와준다. 원기가 부족해서 기억력이 저하될 경우에는 인삼, 백복신, 석창포 등의 약재와 처방이 도움이 된다. 특히 나이 드신 분은 정신이 흐려지고 깜빡 잊어버리기를 잘하는데, 이때는 맥문동, 백복령, 인삼, 원지, 석창포 등의 약재와 처방이 도움이 된다.
50대 이후에 체력이 저하되면서 기억력이 함께 떨어진 경우에는 신(腎)기능을 보강하는 한약을 복용하면서 쌀에 현미, 검은깨, 잣 등을 함께 섞어 만든 현미깨죽이 간과 신장을 보하면서 두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몬드, 잣, 호두, 참깨를 갈아서 꿀에 버무려 만든 다식은 정신적인 안정과 두뇌회전을 빠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두뇌기능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치료와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코막힘, 콧물, 재채기,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은 집중력과 학습을 방해하고 컨디션 저하를 일으킨다. 또한 두통, 소화불량, 불면증, 수면부족, 스트레스, 만성피로, 눈의 피로, 코골이 등은 수험생들의 기억력, 집중력, 이해력 등 학습능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한참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경우 이런 질환들을 지니고 있다면 학습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40대 이후에는 충분한 영양공급과 체력이 유지되지 않으면 뇌기능도 함께 저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이 두뇌기능에 필수적이다.
다음은 건강한 두뇌를 유지하기 위한 몇 가지 생활 관리법이다.
첫째, 식사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을 꼭 챙겨 먹어야 한다. 특히 아침식사는 간단하게라도 꼭 거르지 않도록 한다. 뇌 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고, 뇌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은 몸에 저장해 두었다가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일정한 간격으로 을 안정시키는 약재를 사용한다. 허약하고 기운이 부족해서 두뇌활동이 저하된 사람의 경우 심혈과 기운을 보강하는 한약시간에 맞춰 제때에 공급되어야만 집중과 기억, 암기, 이해를 돕는 뇌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둘째,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신선한 야채를 매일 일정량씩 먹는다. 뇌의 신경 전달기능과 지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칼슘, 마그네슘, 아연이 풍부한 음식이 필요한데 야채 뿐 아니라 해조류에도 풍부하다.
셋째, 탈진과 탈수를 예방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더위로 인해 차가운 음료를 많이 마시게 된다. 가급적 탄산음료를 줄이고 갈증이 나지 않도록 물을 수시로 마셔서 몸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는 수분공급과 함께 기력을 도와주고 몸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해주는 오미자차나 생맥산차를 시원하게 마시는 것도 좋다.
넷째, 여름철에 냉방병에 주의하고 환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여름철 실내와 실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는 두통, 감기나 피로, 소화불량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차가운 환경에서 배나 어깨, 다리가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또 환기를 자주 시켜 밀폐된 환경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장시간 가동으로 인해 부족해진 산소를 보충하고 두통이나 머리회전이 둔화 되는 것을 막는다.
다섯째, 충분한 숙면은 피로를 회복하고 그 전날 머릿속에 남아있던 기억을 제자리를 찾아 정리하게 해준다. 다음날 맑은 정신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식사못지 않게 깊은 숙면이 반드시 필요하다. 잠자리에 들 때는 더위를 이기고 숙면에 도움이 되도록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하는 것도 좋다.
현대사회는 점점 더 많은 정보와 뉴스로 머릿속이 복잡하고 처리해야할 일이 늘어나고 있다.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부터 직장인,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두뇌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두뇌를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노력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 한방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출처: 대한지방행정지 2008.7월호
김기준한의원 봄 & BOM 한의영양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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